집안의 소득이 줄면 씀씀이를 줄이는데 주부들의 절약 1순위는 신문 절독이다.

신문이 없다고 사는데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고, 또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차고 넘치니 굳이 신문을 구독할 이유가 없어졌다.

 

지역신문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차고 넘치는 정보와 점점 더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뉴스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지역의 소식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많은 신문들이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서라도 발행을 멈추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몸집 줄이기의 한 방편으로 편집외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기사는 연합뉴스 등의 외부 기사를 받으면서 유독 편집만큼은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고루한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이지만 편집외주는 대세인 듯하다.

 

다음은 기자협회 "신문의 멋, 그 많던 편집기자들은 어디로 갔나?" 기사다.

 

# A 종합일간지 편집부
“10년 넘게 편집기자 공채가 없죠. 경력기자 영입도 제 때 이뤄지지 않고 있고요. 이전에는 한판 집중해서 만들었는데 이제는 두 판, 세판 편집하는 게 예삿일이 돼 버렸어요.”

 

# B 종합일간지 편집부
“신문사가 계속해서 분사, 외주화를 하면서 편집부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죠. 그러나 편집이 신문의 얼굴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시 판단해 볼 문제입니다.”

 

편집기자의 위기다. 신문 산업의 디지털화와 사양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편집기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본보가 중앙, 조선, 동아, 경향, 세계, 서울, 국민, 한겨레, 한국 등 9개 중앙일간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편집 기자는 지난 9년간 93명이 감소해 27.3%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조선, 중앙 등 메이저사일수록 감소폭이 더욱 컸다.

 

메이저 신문의 경우 섹션 등의 외주화가 가속화되면서 인력난이 심화되는 추세다.
조선일보는 지난 2002년 48명의 편집 기자를 보유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약 10년 만인 올해 24명으로 정확히 절반으로 감소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섹션이 아닌 본지의 경우에도 문화면, 사회면 일부 등이 외주제작인 에디터조선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또 신규인력 충원이 되지 않다보니 인턴이나 파트타임으로 부족한 인원을 메우고 있다.

 

조선 노조 한 관계자는 “파트타임 근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들로 신문 제작에 바로 투입하는 데까지 상당한 교육기간이 걸리고 복학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쉽게 일을 관두는 일이 많다”면서 “근본적으로 사람을 제대로 뽑지 않기 때문에 늘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역시 45명에서 25명으로 20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본사 편집기자들이 주말판, 건강, 강남통신 등 섹션들도 직접 편집하고 있어 노동 강도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중앙 한 편집기자는 “신규채용이 거의 없고 경력사원 충원이 미비하다. 그러다 기자 일을 그만두게 되면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아 이처럼 기자 숫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의 경우 취재기자가 2년 동안 편집부에서 근무하는 형태와 경력기자 충원으로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겨레 한 편집기자는 “편집부 일을 익히기에는 2~3년도 짧은 시기인데 일이 할 만하면 편집부를 나가게 되다보니 일의 연속성이 끊기게 된다”며 “편집부 일이 역량이 쌓이지 않고 전수되지 않아 전문성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명나는 헤드라인 왜 없어졌나”

이 같은 편집기자 숫자 감소에는 2005년을 전후해 각 종합일간지에 도입된 편집기자조판제 시행도 이유로 꼽힌다.

 

기자조판제는 조판인력을 줄이면서 신문사에서 도입된 제도로 편집기자가 판짜기를 도맡아 하는 제도다. 당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추가 충원 없는 인력구조로 신문을 제작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기자조판을 도입하게 된 것은 기계가 진보함에 따라 조판시간이 확연히 줄면서다. 조판자와 편집기자가 한 데 붙어서 한 지면을 제작하는 것을 낭비라고 느낄 정도였다. 실제로 한 신문사는 기자조판제를 도입함으로써 연간 약 3억4000만원의 경비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판인력을 줄이면서 단기간의 경비 감축에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신문편집의 ‘묘’를 잃었다는 게 편집기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한 편집기자는 “2000년대 후반을 넘어가며 신문들의 제목이 무미건조해지고 기사를 신명나게 표현하는 지면이 없다. 벽돌쌓기식 편집까지 횡행하게 된 데에는 기자조판제로 인한 폐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쌓이는 업무량 때문에 헤드라인을 깊이 고민할 시간 없이 면 막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편집기자 위상 제고해야”
최근 아시아경제는 시원한 편집과 신선한 제목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편집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8회나 수상했다. 이 같은 편집의 힘에는 올해 초 편집기자 신입을 2명이나 따로 뽑을 정도로 회사 측의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상국 아시아경제 편집부장은 “편집기자야 말로 뉴스감각과 독자에 대한 기민한 센스를 동시에 가지고 헤드라인을 힘 있게 적출할 수 있다”며 “신문 디자인이 지녀야 할 언어적 미감과 의미의 소통전략은 아직 편집기자에게 많이 의존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각 신문사에서 편집기자의 위상 제고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해외의 경우 통합뉴스룸에서 편집기자가 에디터 역할을 맡으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신문의 편집만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로 전락하면서 고유의 업무 영역이 무시당하고 있다”며 “신문사의 ‘편집국’이라는 명칭이 왜 ‘편집’에 방점이 찍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기자협회(2013년 03월 13일)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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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ditor yak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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